2009년 11월 03일
[영화] 집행자(2009, 한국).


집행자(The Excutioner), 2009년 한국 작품.
[ 장르 : 드라마 | 상영시간 : 97분 | 개봉 : 2009년 11월 5일(예정)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2009년 10월 27일(화) 감상, 종로 씨너스 단성사 2관 with 에슬린누나, 안젤리나누나.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올 때 나는 블로그에 올릴 감상문 하단에 간단히 주관적으로 표기하는 다섯 개의 영화의 순서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서를 정하고 나서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궁금해졌다. 최진호 감독. 10여 년간 연출부 조감독 생활을 바탕으로
내공을 쌓은 감독으로, 이번 <집행자>가 첫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이 굉장히 놀랍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심리표현을 옥죄는
공간에서 치밀하게 보여줄 줄 아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배우로서 불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던
윤계상이라는 '배우'를 크게 도약하게 만들 감독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재현이라는 배우는 워낙 내공이 있는 배우니까 말할 필요
없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소재가 사형수, 그리고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집행자>.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재경(윤계상 분)은 교도관 취직 첫날부터 짓궂은 재소자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되지만, 어리바리한 그에게 10년차 교도관
종호(조재현 분)은 "짐승은 강한 놈에게 덤비지 않는 법"이라며 재소자를 다루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나간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하나의 전조에 지나지 않았다. 이야기의 핵심은 12년간 중지되었던 사형집행이 되살아 나며
본격적으로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A안 포스터인 "오늘 출근하면 3명을 죽여야 한다"라는 카피보다
B안 포스터(위 첨부사진)인 "죽여야 할 사형수 vs 살려야 할 사형수"라는 점이 이 영화가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멈춰진 사형제도와 부활할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통해 소재로 사용되었지만, <우행시>가
그보다는 이야기 상의 멜로라인을 더 그리고 있다면, <집행자>는 더 직접적으로 사형제도의 필요성 혹은 당위성에 대한
의문 혹은 질문을 제기하는 성격이 더 짙은 기분이 든다. 그것은 재소자들을 쓰레기취급하면서 강하게 일을 해오던 종호가
사형수들을 당연히 죽여야 하는 것은 마땅히 여기면서도, 재경이 여자친구(차수연 분)의 뱃속에 들어있는 아이를 강제유산 하려는
고민을 듣고 "살아있는 것을 어떻게 죽여, 인마?"라고 되묻는 장면에서 공명하는 모순을 듣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사를 유심히 살피면서 더듬어 가다보니 맞이하는 씁쓸하면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을 맞이하는 엔딩이 매우 가슴 무겁게 하는 영화이다. 이번 가을에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과연 이 영화를 보고 난 18세 이상 성인 관객들은 끝까지 사형제도에 찬성할 수 있을까? 아니면 동정의 눈을 따로 두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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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11/03 01:00 | ³ 감상문제출 | 트랙백(3) | 핑백(6)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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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uewolf.egloos.com/4223318)
만화 [교도관 나오키]도 떠오르네요.
사형제도가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기에 반대한다면, 한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는 무기징역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기징역이 아니더라도, 교도소에서 폭행과 비리가 난무하고, 나올 때는 더 큰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데, 현재의 형행제도에 대해 회의가 들어요.
...있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옳으나 어떻게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시면 관람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D
생각할거리가 많은 영화로
오랜만에 인문학적인 뇌도 좀 굴려야할거같아서요.ㅎ
너무 웃고즐기는 영화만 봐서
굳어가는 뇌에 기름칠 좀 해야겠네요,ㅋㅋ
하지만 휴식이 필요하실 때엔 웃고 즐기는 영화를 보시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