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끼와 리저드(2009, 한국).



토끼와 리저드(Rabbit and Lizard), 2009년 한국 작품.
[ 장르 : 드라마, 멜로 | 상영시간 : 102분 | 개봉 : 2009년 10월 22일 | 관람등급 : 12세 관람가 ]

2009년 10월 26일(월) 감상,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3관 alone.

이 영화 덕분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지만 과거의 요정들이 브라운관에 계속 보이는 것이 너무 즐겁다. 핑클에서는 성유리를
좋아했는데, "자신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화이트'를 담당했었다"라는 '무릎팍도사'에서의 고백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오히려
'화이트스러움', '막내다움'이라는 점이 내게는 얼마나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지. 아마 그런 부분에서 성유리 팬들이 많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슬그머니 해보면서. (사실 이 부분은 영화 감상문이 아니므로 편집해도 상관없습니다.)

여하튼 개봉하고 만 <토끼와 리저드>는 개봉 전부터 이름(영화 제목)은 계속 듣고 있었던 영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영화인데, 아무래도 "나는 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로 각인되어있는 그녀의 이미지 때문인지,
아니면 이 영화가 크게 일반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마이너 영화였는지. 그다지 스코어가 좋지 않다는 것이 슬그머니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발동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쩜. 이 영화가 상영되는 상영관 자체가 제한되어 있다는 느낌까지
느낄 수 있었으니... 아무래도 배급사의 선택이 <토끼와 리저드>냐 <하늘과 바다>냐를 저울질 한 모양이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엄마와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 메이(성유리 분)는 공항 택시
정류장에서 희귀 심장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택시기사 은설(장혁 분)을 만나는 것으로 이 영화는 잔잔하게 시작된다.
이야기는 참 짜임새있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는내내 이러하기 때문에 화제를 부르지 못했고, 그 때문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 이렇게 안타까울수가...하는 영화였다. 제목에서 사용된 '토끼와 리저드'는 두 사람의 키워드이다.
어린 날,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 보았던 '빨간 토끼'를 찾으면 조금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라는 은설과,
어린 날, 잘 기억 나지 않는 과거의 일로 얻은 움직이는 상처 '리저드'를 얻은 메이의 이야기이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과 화면 연출이 마음에 든다. 바로 직전에 본 영화가 <부산>이었기 때문에 크게 비교했을 수도 있지만,
가을에 만날 수 있는 차분하고 조용하고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이제야 연기가 즐겁고,
내 일 같다"고 말하는 성유리의 인터뷰를 곱씹어보면, 조금씩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 그 자체가 녹아드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별 다른 조연이나 출연자 없이 이 두 사람이 큰 이야기의 흐름을 모두 주도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몰입하기 쉽다.

이 영화에 대한 한줄감상을 쓰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평일 조조 조용한 공간에서 슬그머니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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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리 | 2009/11/02 23:36 | ³ 감상문제출 | 트랙백 | 핑백(4)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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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극냥 at 2009/11/02 23:54
왠지 평일 조조 같은건 축복받거나 영혼들이 누릴수 있는 호사라고 생각하는 일인이구나.. 부럽습니다요.. ^^ 이영화보고 싶었는데
Commented by 도리 at 2009/11/03 01:15
오히려 이런 영화일 수록 TV에서 해주는 것이나 DVD로 보는 것보다는 영화관에서 보고싶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능.
Commented by 하늘색토끼 at 2009/11/03 19:39
평들에 비해..저는 참 좋은 느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비슷비슷한 한국영화들 속에서 토끼와 리저드의 호흡이..
새롭고 가을과 같은 분위기있는 바삭거림이 느껴진달까요?

한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영화계의 현실은 자본주의의 냉혹함이 가득한 거 같아요.
이런류의 영화도 극장 좀 주세요..싶더라구요..
Commented by 도리 at 2009/11/04 03:00
저도 꽤 좋은 느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 처럼 호흡이 남다른 영화여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디 다시 보시기 전까지 상영관에서 안내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방문과 함께 좋은 덧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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